가끔 등잔밑이 어두울 때가있다.
몇년을 이 동네 살면서 그냥 지나치기만 했던 곳인 뽀글이 양푼집이 그렇다.
나이들면서 자꾸 입맛이 변해서 좋아하지 않던 짜글이를 자꾸 찾게 되었는데 은근히 짜글이 맛집 찾기가 쉽지 않았다.
어떤 건 너무 맵기만 하고 어떤 건 또 너무 달았다.
양념이 나쁘지 않다 싶으면 맛이 들쭉날쭉 하거나 고기가 안 좋기도 했다.
다른 곳에 정 붙이기도 했지만(나의 사랑 쟈네뜨.. 이곳도 곳 포스팅하리) 뭔가 약간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러던 중 무려 인플루언서이신 우리 동네 블로거님의 포스팅을 보고 뽀글이 양푼집을 영접했다.
그리고 우리동네 짜글이 끝판왕은 이곳으로 정했다.
뽀글이 양푼집은 그야말로 정말 작은 동네식당이다.
문전성시를 이루고 줄서있는 맛집은 아닌데 손님이 없던 건 못 본것 같다.
단 몇 테이블이라도 늘 있어서 둥과 나는 어떻게 안 망하고 되는지(사장님 죄송합니다) 항상 궁금해 했다.
맛집을 모르던 무지한 자들이었지.
션 때문에 언제나 포장을 해야 한다. 짜글이 포장은 가능한데 포장용기가 따로 준비되어 있지는 않다.
우리는 냄비를 들고가서 포장해왔다.
냄비가 없을 경우에 비닐에 포장해 준다.
물고기보다 땅고기파인 우리는 언제나 짜글이를 선택하지.
포장은 내 담당이 아니라 직접 못봤지만 포장해온 둥의 말에 의하면 의외로 저 동태찌개가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동네 주민들이 동태찌개에 소주 드시는 걸 자주 봤다고 한다.
(무려 말하기도 전에 메뉴사진까지 찍어준 둥님 감사합니다.)
경험자인 우리는 미리 냄비를 준비해 갔지.
얼마나 맛있냐면 둘이서 삼인분 주문해왔다.
참고로 둥은 보통, 나는 입짧은 편이다.
그런데도 둘이 이인분은 모자라다.
놀라운 사실은 이 집 짜글이는 고기양이 많다.
그냥 맛있어서 양이 모자란거다.
포장하면 따로 반찬을 주지는 않고 사리면과 상추쌈을 주신다.
근데 이건 줄 때도 있고 안 줄 때도 있었다.
3인분 시켜야 주는 건가?
완성!
(포장할 때 고기의 경우 이미 조리가 다 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야채를 익히기 위해 조리해 먹으라고 한다.)
보기만해도 군침이 도는 환상의 맛이다. 단맛, 매운맛, 짠맛이 완벽하게 삼박자를 이룬다!
애초에 짜글이가 이런 맛인걸 알았다면 참 좋아했을텐데 그동안 버린 세월이 아쉽다.
고기가 정말 실해서 먹어도 먹어도 고기가 계속 나온다.
무엇보다 고기를 좋은거 쓰는지 잡내가 없다. 양념이 강해서 대충 적당히 안 좋은 고기 써도 누린내를 덮어버리기 쉬울텐데 먹으면 고기 좋다는게 느껴진다.
다만 좀 맵다.
맵찔이 기준 기본 맛은 꽤 얼큰하다. 밥먹고 요거트 필수로 먹어야 할 맛이다.
다행히 안 맵게 해달라고 하면 맵기 조절이 가능하다.
맵찔이라면 꼭 안 매운 맛으로 달라고 해야 맛에 집중할 수 있다.
(나에게는 절대 없을 일이지만 혹시 더 맵게 먹고 싶은 사람은 청양고추 두 세개를 더 넣어먹으라고 주신다.)
손맛좋은 이모가 맛있는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 준 것 같은 맛이다.
그런데 가격이 꽤 좋다.
1인분에 8천원이면 요새 물가 치고는 훌륭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버거킹 와퍼 세트도 9천원이 다 되더라.)
언제 매장에가서 다른 메뉴들도 다 섭렵해 보고 싶네.
근처 살거나 전주에 사는 사람이면 한번 먹어볼만 한 맛집이다.
재방문 의사:★★★★★(동네맛집의 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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