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고나이트 고온천을 다니기 시작한게 션이 태어나기도 한참 전의 일이라서 아마 2019년 쯤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때부터 내 원픽 관광지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 유명하다는 포도호텔 우동이나 아라고나이트가 들어있는 디아넥스의 호텔 우동은 어쩐일인지 한번도 먹지 못했다.
이번에도 사실 못 먹을 뻔했다. 왜냐면 우동을 너무 많이 먹어서.
난 사실 우동을 그렇게 선호하지 않고 내가 먹고 박수친 우동은 명성제면과 수우동 밖에 없을 정도로 우동에 큰 감흥은 없는 사람이다. (그나마 이 두 집 이후로 제대로 된 우동이라면 맛있다는 사실은 깨달음.)
그러나 우리 아드님은 아빠를 꼭 닮아서 우동을 어찌나 좋아하시는지 우동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꼭 시키게 되는 터라 이번 제주에서도 심심치 않게 우동을 먹었다.
물론 덕분에 우동카덴 같은 유명 우동도 먹고 옴.
여튼 이번에도 인연이 없는가 보다 했건만 아라고나이트 고온천을 가야하는 데 이번에는 온라인 할인이 전혀 없단다.
이제는 션까지 금액을 내야하는 터라 지출이 상당한데 우동패키지 프로모션을 한다네?
왕새우튀김우동이 이만삼천원인데 디아넥스 입장료에 팔천원만 더 내면 우동을 주는 거였다.
우동만 먹기 싫을까봐 우육면 패키지도 같이 하는 센스. (이건 만이천원 정도 더 내면 되었다.)
마다할 이유가 있나, 바로 고고!
수없이 드나들었어도 레스토랑으로 들어가긴 처음이다.
비가 엄청 쏟아지는 날이었는데 나름대로의 운치가 좋았다.
비는 역시 안 맞고 안에서 구경할 때 제일 멋지군.
역시 우동자랑이 빠지지 않는구먼.
내가 이렇게 메뉴판 찍는 사람이 아닌데 포스팅 하겠다며 찍어옴.
코스요리들이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완전 풀코스로 이용하기에는 저 가격이면 그랜드조선이나 조금 더 보태서 신라 뷔페를 가는게 낫지 않나.. 싶기도 하다. 아닌가? 으르신들은 가만히 앉아서 가져다 주는 밥이 제일 좋으려나?
하긴 자리마다 선택권이 없을 때도 있으니.
여러가지로 다 괜찮다는 소문을 들었고 특히 딤섬과 우동 칭찬이 자자하더라.
역시나 요즘 제주에서 핫한 빙수. 맹고 빙수.
그런데 가성비는 좀 떨어져서 며칠 전에 먹었던 애플망고 1947이 훨씬 나아보였다.
조만간 애플망고 1947 포스팅도 해야겠다.
메뉴판을 정독하는 아가들. 왜이렇게 메뉴판을 좋아하는 걸까? 먹지도 못하면서.
너무 웃긴 사실은 다른 메뉴는 다 찍어왔는데 정작 왕새우튀김 우동 페이지를 빼먹었더라?
어쩐지.. 안 하던 행동하니 웃기는 일이 생긴다.
앞서 말했듯 왕새우튀김 우동 2만3천냥 입니다...
메뉴에 따로 표기되어 있지 않은데 식전죽도 준다. 심지어 이 죽을 메인메뉴를 시키지 않은 아가들까지 주셔서 감동이었음. (성인 2인 메뉴만 주문한 상황) 문어죽이라고 했던 듯 한데 간도 맞고 비린맛 하나 없이 맛있었음.
아기들도 매우 잘 먹었다.
그리고 나온 두 종류의 딤섬. 하나는 새우부추고 하나는 돼지고기 딤섬이었다.
원래는 완탕면에 딤섬이 네 개 나오는게 정식인데 프로모션 메뉴에는 딤섬을 두 개만 넣었더라.
만두를 좋아하는 아가들(그냥 사실 뭐든 다 좋아하는 아가들)은 딤섬을 더 달라며 아우성이었다.
알차게 네명이서 나눠먹음. 엄밀히 말하면 우리는 맛만 보고 다 나눠드림.
그리고 우육면. 향신료 맛은 강하지 않은데 또 깊은 맛은 있었다.
고기도 국물도 면도 모두 조화로웠음.
고기가 얼마나 부들부들한지 입에 넣으면 사라져 없어짐.
그리고 대망의 우동. 사실 디아넥스 호텔 유명한 이유는 우동으로 유명한 포도호텔의 우동과 동일하다고 알려져있기 때문이다. 물론 가격도 이쪽이 더 저렴. 먹어보니 왜 유명한지 알겠더라. 일반적인 우동에 비해서 확실히 훨씬 고급스러운 맛이었음. 그러나 개인적으로 국물보다 면 쪽이 더 맛있었다. 국물은 우동카덴이 더 입에 맞았음.
우동에 시금치를 넣은게 좀 새로웠다. 시금치랑 우동의 조합이 의의고 괜찮더라?
그런데 탬은 오히려 국물이 더 낫다고 했다. 면은 우동카덴이 더 낫다고. 종합은 명성제면이 부동의 1위고.
결론은 매우 맛있는 우동이나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우동들도 있으니 혹시 못먹어도 너무 서운할 필요는 없을 정도의 맛이다. 대체 불가능한 맛 정도는 아니었다. 분명히 우동맛집이라고 했는데 나는 우육면이 훨씬 맛있었다. 집에와서도 우동은 기억이 안나는데 자꾸 우육면이 먹고 싶더라.
내가 우동을 그렇게 까지 좋아하지 않는사람이라면 우육면을 시키십쇼.
그래도 두 메뉴 맛있게 먹었음. 두 메뉴 모두 아기들 먹이기에도 좋았다. 간이 엄청 강하지 않아서 면을 선호하지 않는 2호의 경우 공기밥 하나를 추가해 국물에 밥 말아 주었음.
더불어 서비스가 좋아 물수건부터(시판 물티슈 말고 정말 타올) 시작해서 쾌적한 식사환경이 좋았다.
아기식기나 아기의자도 잘 구비되어 있었고 호텔 특유의 친절함과 여유도 느낄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아기랑 가기에 나쁘지 않았다. 다만 수유실이 없다는 아주 큰 단점이 있음.
의문인게 디아넥스는 호텔 자체에 베이비룸(저상형 침대가 있는 방)도 있고 베이비나 키즈프렌들리 프로모션도 하는 것 같은데 수유실이 없다. 굉장한 아이러니다. 오라는 걸까 오지 말라는 걸까? 숙박만 하라는 걸까?
아주 베이비들은 참고 하고 가시라.
제값주고 먹기는 쬐금 아쉽고 이렇게 프로모션이 있다면 적극 추천한다.
<디아넥스 호텔 레스토랑>
○ 베스트메뉴: 우육면과 딤섬
○ 재방문의사: ★★★ (호텔은 호텔..가격이 안 착해요..)
"아기랑 가기 괜찮을까?"
○ 아기의자: 있음
○ 아기식기: 있음
○ 아기랑 편의 시설: 따로 없음.(수유실 없는 베이비프렌들리 호텔이라뇨..)
○ 아기랑 별점: ★★★(수유실만 빼면 쾌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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