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자꾸 옛날 얘기 꺼내게 되네..
지금으로 부터 어언 사년 전.
탬과 처음 한달살기 갔을 때.. 고사리 장마가 뭔지도 모르고 무식하고 용감하게 4월에 한달살기를 갔었던
정신나갔을 때.
그 때 발견한 보석같은 카페가 있었으니 명월국민학교.
막 핫해지고 있는 카페였는데 처음 들어가서는 비주얼 쇼크였다.
학교에서 바다가 보인다니. (본인도 바다보이는 학교 다녀놓고..)
국딩으로 입학했던 나의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던 그 카페.
날 좋을 때마다 종종 들르고는 했었다.
심지어 혼자도 간 적 있음.(원데이 클래서 들으러..)
여튼 션이랑 한달살기 때도 종종 들렀던 곳.
이제 현까지 넷이서 가니 또 감회가 새롭더라.
예전에는 너무나 핫해서 주차도 힘들었는데(운동장 옆에 나름 여유있게 주차장이 있음) 지금은 한가하더라. 평일에 썩 좋지 않은 날씨 탓도 있겠지만 이번 제주살이에서 느낀 점은 정말 제주에 사람이 많이 빠졌다는 사실이다. 체감상 삼분의 일은 줄어든 듯 하다. 어딜가나 어라? 싶을 정도로 꽤 한산해졌음.
폐교를 그대로 살린 카페이기 때문에 운동장이며 동상이며 국민학교 감성 그대로다.
초등학교와는 다른 그 때 그 시절 감성...(꼰대 추억에 젖어 웁니다... 흑흑)
여기서 션 혼자서 찍은 사진이 있는데 그거랑 맞춰서 인화해주려고 둘이 앉혀 놓고 사진찍음.
뽀작뽀작 잘 크는 구나 아가들아.
나무바닥 그대로인 교실이 카페다.
저런 나무바닥 초칠해봄? 저거 광내려면 초로 문지르고 걸레로 닦아야 함.
저걸 다 애들이 손으로 했다고 하면 요새 애들은 교육청에 전화할지도 모른다.
입장료가 없는 대신에 1인 1메뉴 필수.
어린이 음료가 있는 정말 좋은 카페다.
1인1메뉴 인데 성인기준이라고는 하지만 아기들이랑 카페가면 눈치가 보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애들도 자꾸 자기 몫으로 뭘 달라고 하는데 어른 음료수 서너잔 시키면 지출 엄청나다.
어린이 메뉴가 따로 있으면 서로가 행복해지는 놀라운 결말.
다만 따로 아기 의자는 없음.
이제 좀 커서 괜찮은데 더 어린 아기는 아가드 의자 같은 거 꼭 챙겨가야 한다.
한 켠에 마련된 베이커리와 불량식품 존.
뽀로로 음료수 눈독들이지만 언제나 사주지 않지..
형님되면 사준다고 거짓말 하는 엄마.
엄마간식 잔뜩 삼. 몸에 정말 안 좋고 참 맛있네. 예나 지금이나.
실내는 이 정도 좌석인데 이건 룸에서만 그렇고 복도로 가면 바다가 보이는 좌석들이 또 더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테이블 수는 좀 되는 편이다. 다만 컨셉이 컨셉인 만큼 의자가 썩 편하지는 않다.
동선도 좀 복잡한 편임.
메뉴는 시그니처인 버터크림 라떼와 사과차. 그리고 아기 딸기우유.
결국 현이까지 사서 각 1잔 했음.
버터크림 라떼는 생각보다 맛있어서 카페인 못 먹는 나도 감안하고 두어모금이나 먹었을 정도였다.
사과차도 나름 상큼하고 괜찮았다. 의외로 많이 인공적인 맛이 아니었음.
딸기라떼는 예 뭐 맛없없이니까요.
메인 룸 옆에는 소품반이라고 해서 각종 기념품과 악세서리, 수공예품을 파는 장소가 있다. 엄청 특이하거나 새로운 기념품이 있는 건 아니고 적당한 소품샵. 예전에는 그래도 좀 더 살만한게 많았는데 아쉽다.(실제로 저기서 예전에 가방을 세 개나 샀던 사람) 사실 여기 뿐 아니라 모든 제주 소품샵들이 다 비슷해져버리고 있는 듯 하다.
예전에 핥기가 사준 바람개비가 션만 있어서 하나씩 더 사줌.
탬이 하나만 더 사면 되지 않냐고 했지만 재앙을 만나고 싶나 닝겐?
가격은 4천원이었던 듯.(3천원인가?_)
여튼 바람개비 가져서 행복한 아가 1호.
이렇게 창밖으로 바다가 보인다.
사진으로는 멀게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꽤나 가깝고 더 광활하게 보인다.
날씨가 화창한 날 가면 정말 끝내주는 뷰.
협재의 아름다움을 잘 느낄 수 있는 장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내 기준 협재 필수코스임.
소품반 옆에 비치된 풍금.
와, 요새 아이들은 풍금 아나 모르겠네?
이거 왜 소리가 안나냐고 해서 발판좀 밟아서 쳐줬네.
엄마가 풍금으로 음악시간에 친구들 반주해줬는데 이렇게 유물이 되어 버리다니.
세상 참 빠르다.
바깥으로 나가면 외부 건물에 옛날 교실이라고 꾸며뒀는데 꾸민건 그럴 듯 하지만 교실이 아닌 장소에 억지로 교실을 꾸며놔서 난 좀 무서웠음. 오락기 앞에서 떠날 줄 모르는 아기들.
아, 예전에 저런걸로 마리오 좀 했었지.
동전 넣고 게임하는 그시절 마리오. 닌텐도 들고 다니는 아가들은 모르리. 오늘 감성에 여러번 젖네.
밖으로 나오면 이렇게 잔디 운동장이 있다. 예전에는 운동장에 바람개비를 다 심어놔서 멋있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다 뽑아버렸다. 아쉽네. 그게 장관이었는데.
삼달리인가? 한참 나오던 제주도 드라마 촬영을 여기서도 했단다. 좋은 곳은 다 알아보는 구먼.
차 한잔 마시고 여기서 아가들 풀어놓으면 망아지마냥 뛰어다닌다.
의외로 제주여행 다니면서 아기들 풀어놀 장소가 없을 때가 있는데 여긴 추천.
다만 아기 편의시설이 전혀 없으니 감안해야한다.
그나저나 어릴 땐 학교 운동장이 정말 말그대로 운동장 만하게 느껴졌는데. 달려도 달려도 끝이 잘 안나오던 운동장이 이제는 대강 한눈에 들어오는 거 보면 나이가 들긴 들었나보다.
그래도 그때나 지금이나 행복한 기억은 오래오래 마음에 남지.
국딩 동년배들이여 모두 평안하시라...
<명월국민학교>
○ 베스트메뉴: 버터그림라떼, 사과차
○ 재방문의사: ★★★★ (협재 뷰포인트)
"아기랑 가기 괜찮을까?"
○ 아기의자: 없음
○ 아기랑 편의 시설: 따로 없음.
○ 아기랑 별점: ★★★☆(어린이 음료도 있고 망아지들 풀어놓기도 좋지만 너무 어린베이비들은 조금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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