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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었음 _ 맛집, 카페/전주, 전북 먹었음

<전주맛집> 전북대 로프트 - 스무살이 넘은 나의 찐 카페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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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렇듯이 나에게도 나만의 찐 맛집이 있다.

세상에서 나만 아는 그런 곳은 아니고 그냥 알만한 사람은 적당히 아는 그런 곳들이지만

나에게는 나름대로 근사한 맛과 추억들이 뒤엉켜서 생각하면 기분이 몽글몽글해지는 그런 곳.

 

로프트도 나에게는 그런 곳 중 하나다.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생시절 학교앞에 줄이 아주아주 길게 늘어선 걸 보고 신기해하자 선배가 아주 인기 좋은 카페라고 말해줘서 알게 된 로프트.

지금 자리의 건너편에 있던 그 시절 로프트는 정말 줄 서지 않고는 못 먹는 곳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아주 맛있는 음료가 있는 길거리카페는 대학생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빠듯했던 내 주머니 사정에도 가끔 사치를 부릴 만큼 괜찮은 가격이었다.

기억하기로는 아이스티가 천오백원 정도였음.

 

가끔 누가 사주거나 혹은 내가 사기에도 그렇게까지 마음아플 가격은 아니었고 무엇보다 맛이 좋았음.

 

사장님 빼고도 알바생들이 세 명씩 있고 그랬었는데 다들 어찌나 손이 빠른지 공장과 다름 없었음.

게다가 그 때는 번호표도 없었는데 주문꼬이는 일도 거의 없었을만큼 다들 달인 중의 달인이었지.

만들고 있는 걸 멍하니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여튼 아직도 나는 학교 앞에 가면 시간을 보내러 카페에 가야하지 않는 이상 로프트에 들른다.

이날은 둥과 함께 갔는데 벌써 20년이 되었다네.

놀랍고도 놀라웠지만 이미 내가 신입생시절 자리잡은 카페였던 걸 생각하면 이상하지 않군.

세월이 이렇게 빠르고 무섭다.

 

자리는 맞은편으로 옮겼지만 간판은 그대로다.

보기만해도 기분 좋아지는 간판.

 

메뉴들도 예전보다 많이 진화해서 내가 학교다닐 당시에는 커피와 에이드에 커피안들어간 아이스 정도가 있었다.

그러다 중간에 스무디가 추가되고 시즌 메뉴들도 종종 보인다.

로프트에서 내가 제일 맛있어 하는건 폭탄 크림초코와 생딸기라떼.

 

생딸기 라떼는 아직 시즌이 아니기 때문에 (시즌때는 이것만 주구장창 사먹음. 심지어 재작년에 까마득한 동생들한테 이거 엄청 전파해서 로프트 안 망하게 일조함.) 폭탄크림초코를 고른다.

 

이것도 나 졸업하고 나온 메뉴 같은데 커피 못마시고 단거 좋아하는 사람(=나) 에게 아주 훌륭한 메뉴다.

당이 급속도로 충전된다.

 

다양해졌지만 아직도 착한 가격의 메뉴들.

 

 

망고스무디를 시킨 둥.

여기 스무디는 망고와 블루베리가 최고다. 재료 안아끼고 팍팍

같은 학교를 나왔지만 놀랍게도 학교 다닐때는 서로 몰랐던 둥은 그때 여친들과 많이 사먹었겠지.

뭐, 나도 그 때 남자친구들이랑 많이 사먹어서.

오늘 전여친들 생각 좀 했니?

 

좋으니까 여러번 찍는다.

감성샷 없으니 나는 gif로 승부한다.

(8090 싸이월드 시절은 이게 최고였다)

 

언제나 변함없이 찐하고 또 찐한 로프트 초코.

왠만한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훨씬 낫다.

 

다만 망고 스무디 맛은 조금 변했던데 레시피가 바뀐건지 이날 망고 상태가 좀 그랬던건지 모르겠지만

평소보다 좀 싱거웠다.

그래도 맛은 있었음.

 

 

낯설고 힘들었던 그 시절 나의 달콤한 쉼표가 되어주었던 로프트.

익숙한 맛의 그 음료를 무는 그 순간만큼은 다시 그 나이로 돌아간 듯 하다.

스무살 로프트가 성인이 된 션스와 같이 다닐 때까지 오래 남길.

오래도록 또 나의추억이 되어주길.

 

재방문의사: ★★★★★(객관적으로는 별네개반, 주관적으로는 추억과 버무러져 다섯개반. 그래서 다섯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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